지스타였습니다.

25/11/16 지스타 다녀왔습니다. 오래 응원해 온 친구가 멋진 작품을 만들었거든요. 지스타에서 전시도 하고, 참여 체험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벌써…몇 년이지? 기억이…. 도대체 몇 년이느냐…정말로 흐릿합니다만 일단 제가 30대일 때 처음 만났으니…6년? 아닌가 싶습니다. 6년 아니면 7년인 듯. 강산이 14번도 변할 세월동안 꾸준히 좋은 친구로 살아왔네요. 단어 의미 그대로 소녀였던 친구가 어느덧 어느덧 어른이 되었습니다. 곧 정말로 사회인이 되겠지요(이미 사회 경험은 했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필요한 준비를 잘 해냈더라고요. 초대도 해주어서, 모처럼 백수인 시기라, 고마운 마음으로 초대장을 받아 타지 여행을 해봤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친구가 제작 참여한 게임만 보고 올 수 있다면 만족할 수 있었으므로 당일치기를 고려했습니다만…최근 음주량이 너무 많았으므로 전일 내려가 충분히 자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숙소 가는 길인데요, 오늘도 가제가 지정석에 잘 있는 게 새삼스럽게 귀여워서 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다른 봉제인형이 착석하면 화내려나요? 가제는 질투가 많은 봉제인형이니까요.

숙소입니다. 친구 두 명과 함께 갔으므로(미즈링까지 합하면 3명이 되는 게지요), 넓은 소파가 있는 방을 예약했습니다. 친구 두 명이 침대에서 잤고 미즈링이 소파에서 잤네요. 계속 끙끙 앓기 때문에 누군가하고 한 침상에 눕는 건 양측을 위해 피합니다. 곁에 있을 친구는 잠을 설칠 것이고 저는 눈치를 보게 되거든요. 소파가 예상보다도 훨씬 커다래서 기뻤습니다.
이 숙소…깨끗했고, 담배냄새도 없었고, 모든 부분이 다 좋았는데요, 그중 가장 돋보이는 점이라면 굉장히 따듯했습니다. 일단 저는 더웠네요. 더위를 많이 탄답니다. 추위 타는 분들껜 미지근하고 그 중간인 분들껜 따듯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쟈바미 상과 사오토메 상은 따듯하다 했고, 가제는 조금 덥다고 했습니다. 덥다는 핑계로 옷을 벗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그런 헛짓거리 받아주면 안 됩니다. 넌 봉제인형이고 난 사람이야.
잘 보시면, 가제 옆머리카락이 살짝 말려 들어갔습니다. 계속 품에 있다 나와서 정돈을 못했대요. 바보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쟈바미 씨와 사오토메 씨는 의자에서 자야 했습니다만, 소파가 정말로 커다래서, 이쪽에 두 봉제인형이 눕고 저는 반대쪽에 누울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제가 이쪽에 누우려고 했는데(반대쪽은 벽이었거든요) 친구들이 "발 바로 아래에 머리를 눕히게 하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라는 플러팅을 해주어서…으응? 그렇게까지 날 생각한다고? 우린 친구잖아…는 무슨 친구끼리 그렇게 염려해 주는 건 당연하기도 하다. 아무튼 그래서 이쪽에 봉제인형 아가씨들이 눕고, 저는 반대쪽에 누웠습니다.
사오토메 씨 심기가 불편해 보이네요. 뭐어…저라도 쟈바미 씨와 나란히 누우면 그럴 거 같습니다. 그녀는 귀신이니까.


귀여운 나의 봉제인형들.

다음 날이 되어선 일찍 깨어났습니다. 욕조를 사용하고 싶었거든요. 2인용 욕조라 커다랗더라고요, 이런 기회는 좀처럼 없기 때문에, 푸카푸카 해버리려고 벌떡 일어납니다. 의사의 만류가 생각나지만 돈 주면 내 몸 고쳐줄 건 어차피 똑같으니까 무시했습니다. 친구들 깨지 않게 욕실 전등만 점등하고 후다닥 이동. 근데 가제가 물을 받고 있지 뭔가요! 벌써 4살이라 그런지 이제 이런 것도 척척 해요. 언제 이렇게 자랐는지 기특하기만 합니다. 양모자도 만들어 쓰고 가운도 두르고…양모자는 도대체 어디서 배운 건지. 넌 일본인데도…아! 일본인이구나. 일본인은 평일에도 따듯한 물에 몸을 담그는 문화가 있지요. 가제도 따듯한 물에 몸을 담그고 싶은 걸까요? 하지만 그랬다간 넌 솜팡이가 될 텐데…여긴 집이 아니라 건조시켜줄 수가 없어.
욕조가 커다랗다 보니 물이 다 채워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수건으로 간이 의자도 만들어 앉아 있고 정말 기특했습니다.
앉아 있는 자세가 정말 귀여워. 팔도 이렇게 벌리고…정말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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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카푸카 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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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버렸습니다. 너무 원해하더라고요. 양모자도 쓰고 가운까지 입고 물까지 받았는데 너무 매몰차게 내쫓기엔 귀여운 아이고…탕욕까진 시켜줄 수 없었지만 재미 있게 놀아주었습니다.
다음엔 정말 푸카푸카 해버리자.

씻고 화장도 하고 방을 나섭니다. 숙소에서 간단한 조식을 내주셨답니다. 가제는 딸기잼 통에 들어가서 딸기잼포션 파헤치기 놀이를 했는데(아기니까) 거의 뭐 포션과 몰아일체…. 그러다 라면 끓이기 시작했더니 깜짝 놀라서 들여다 보았습니다. 기계가 갑자기 우웅~ 하며 큰 소리를 내서 놀랐나 봐요.
라면은 여러 번 본 적 있는데도 어리둥절한 눈치네요. 한강라면은 처음 봐서 그런 듯합니다.

그러다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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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해 보이는데 들어갈까요?
미친 소리 하지 마렴 3만 원아.

아침부터 이렇게나 제대로 된 정제탄수화물이라니, 저는 평생 40kg대가 될 수 없겠지요. 그래도 좋습니다…난 고독하지도 않은 미식가니까.
매운 음식이라 가제는 먹을 수 없었어요. 다 먹은 후에 토스트를 한 장 구워서 딸기잼 발라주었습니다. 근데 난 그렇게까지 해줬는데 저 XX 말하는 꼬라지 좀 보셔요. 야! 너 말 다 했어?!

미소녀 도박사들도 조식공간에 함께 있긴 했으나 역시 먹진 못했어요. 닭갈비나 불닭볶음면이 대유행이라고 들었는데, 너흰 유행반열에 오르지 못했던 거니? 하우스 밖에도 좀 나가고 그래 봐. 거기에만 처박혀 있으니 유행을 못 따라가는 거 아냐.


식사 끝나면 이동. 첫 타임이라 부랴부랴 발을 옮깁니다. 앙상블스타즈!! 는 없는 게임박람회지만, 그래도 게임이 많은 곳이란 것만으로도 충분히 피가 돕니다. 여기 있는 사람은 어차피 겜친자들일 거고, 그런 동지의식이 생겨서일까…내가 뭔 짓을 해도 겜친놈이군. 하고 말아줄 동지들이 248627948179384명 있다니 참 안락한 곳입니다.
초대해 준 친구와 안면이 있는 미소녀 도박사들을 피사체로 삼아서 지스타 찰칵.


여긴 2관입니다. 동인게임? 이라고 하나? 아무튼 기업 부스는 적었고, 아기자기한 부스가 많았어요. 여고생게임이 있어서 흥미로웠고, 치과게임?이라고 할지 그런 게 있었는데, 그걸 봤더니 치약도 받았습니다.


치약 집까지 잘 가져왔습니다.다음 여행 때 들고 다니며 사용하겠습니다.
아! 여고생게임을 보여주신 부스는 애프터스쿨 게임이었습니다.

2관에 있던 부스 중 꽤 커다랬던 부스. 꾸밈새가 매우 멋있었습니다.
미소녀 도박사들 사진 찍어주었습니다.


아틀러스 부스. 뭔가를 하면 귀여운 잭 프로스트 종이모자 주었습니다. 잭 프로스트와 함께 사진도 남기고, 페르소나 앞에서도 한 장 남겼습니다.
저…오타쿠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아틀러스 부스에서 잭 프로스트와 사진 찍기 미션 담당자께서 사진을 굉장히 잘 찍으십니다…완벽한 구도를 보세요.



중간에 있던 구조물. 좋은 느낌을 받아서 사진을 남겼습니다. 의도한 건 아닌데 위아래로 미소녀 도박사 색깔이네요.

이게 뭐에요?
구조물이야.
구조물이 뭐에요?
넌 알 거 없어 귀염둥이야.
저 귀여워요?
나대지 마라.
녜에.


이건 2관 끝에 있던 무대인데, 여기서 나중에 코스튬플레이 시상식? 같은 걸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입장권 잃어버려서 못 갔습니다 ㄱ- 시간이 없기도 했고요.
커다란 행사는 규모를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가슴 뛰는 일이네요. 오랜만이라 더 그렇게 느꼈던 걸까요.

2관도 즐거웠지만, 친구가 1관에 있기 때문에 1관으로 이동(1관을 나중에 갔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였음). 입장하자마자 아이온2가 저와 미소녀 도박사를 반겨줍니다. 멋진 사진 부스도 있어서 미소녀 도박사들 한 장 찰칵. 돈이 많이 든단 점에서 비슷할지도 모릅니다.
1관 오른쪽은 NC가 통채로 사용했습니다. 메인 스폰서의 위엄이 멋지네요.
위에 보시듯 사진 부스도 있고, 상영관도 있고, 체험하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대기열이 워낙 길기도 하고 아이온엔 조예가 없어서 물러났습니다만 상영관 정도는 입장해볼 걸 싶기도 합니다. 모처럼 간 지스타였는데 경솔한 판단이었던 거 같아요.



미소녀 도박사들은 크기가 있어서 들고 사진 남기기가 쉽지 않아요. 입체적이고요. 가제는 납작하고 작아서 들고 있기 쉬운 덕분에 가제 사진이 좀 더 많네요…여고생 도박사들 위주로 사진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에 아쉽습니다.

이것도 아이온 부스에 있던 조형물.


봉제인형 사진 좀 찍었고, 서둘러 친구에게 갑니다. 이게 주된 목적이니까요. 전부기도 하고.
친구의 졸업작품(정확하게 이 명칭이 맞나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근접하긴 해요)입니다. 프로그래밍을 담당했대요. 구구의 80일이란 게임이고, 구구가 목적지까지 편지를 전달해야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전달 과정에서 키워드 수집이나 추리 등의 도전 과제가 있었고요. 전부 다 해내면 선물도 받을 수 있었는데, 저는 멋지게 잘 해내서 받았답니다! 선물이란 것을!
구구가 날아다니는 게 재밌어서 자꾸 날아다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브젝트 위에 자꾸 올라가고 그랬습니다.
그래픽(그래픽인가?)도 멋있었고 그림도 귀여웠어요. 좋은 게임이어서인지 계속 체험자가 있었습니다.


귀여운 홍보물.


부스 꾸밈새도 게임과 잘 어울리고 정말 멋져요.

내가 키운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기분이 이상했을까요? 너무 자랑스러워서 그랬을까.
초대해 줘서 고마워. 멋지게 자란 것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도 축하해! 평가 잘 받을 수 있길 기도 중.

친구는 계속 작품을 홍보하고 체험도 거들어야 했기 때문에 인사 잘 나눈 후엔 1관을 계속 돌아다녔습니다. 근데 돌아다녔더니 다른 개발자들이라든지 홍보인력들이 나타나서 개발자의템뿌리기!!!! 몬스터의몬스터뿌리기!!!! 아이온의레드불뿌리기!!!! 같은 걸 계속 하고 저는 어어어어어 하다가 그거 다 받아서 돌아올 때는 무슨 레드불이 10개 넘게 있어서 영면할 때까지 레드불 걱정은 없습니다. 가방도 무슨 1나개 2나개도 아니고 7개나 생김.
그러다 홍보하러 나온 친구를 마주쳐서, 구구하고도 사진 남겼습니다. 구구님께서 제게 스티커도 주셨다구요.
팬이에요! 사진 찍어주세요 >ㅁ<!!!!!!


4시 정도에 퇴장했고요. 저녁 식사로는 뭐더라? 올드보이였나? 에서 나온 군만두 먹으러 갔습니다. 굉장히 와일드한 맛이었어요. 당면 따위는 취급하지 않는 전면승부의 맛이었습니다. 좋았어요. 그리고 그 이상으로 간짜장이 정말 좋았어요. 달지 않고 짜지 않고 기름지지 않고. 엥? 짜장면은 달고 짜고 기름진 거 아냐? 네 맞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도란 게 있잖습니까? 제가 어릴 때 먹던 그 간짜장 맛이 나서(미즈링 40대)…설거지까지 하고 왔습니다. 추천합니다.

재밌었고, 다시 가고 싶습니다.
초대해 준 친구에게 다시금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고, 고생했단 말도, 또 멋지단 말도 하고 싶습니다. 저보다 어른이에요.
마지막 사진은 어른 아니고 완전 아기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아무튼 여긴 앙스타 블로그니까요.
읽어주신 모든 분들, 내년 지스타에서 자만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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